그림용 아이패드 6세대 32기가로 2년 써보니.. 단점과 장점 (프로크리에이트와 애플펜슬)

 2년전. 아이폰을 꽤 오래썼지만 그다지 앱등이는 아니었다. 그때가 아이폰을 쓴지 4~5년차쯤 되던 때였던가. 나는 어느날 안드로이드로 진로 변경을 위해 일렉트로 마트에서 갤럭시 탭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바로 옆에 아이패드 매장이 있었던 것. 그냥 좀 가벼운 느낌으로 그림용 갤탭을 사볼까해서 갔는데, 갤럭시 직원은 자리에 없고 애플 쪽 상담원이 갤럭시 쪽 손님을 봐주고 있었다. 나는 여느 소시민답게 애플 직원의 상담을 따라 어느새 갤탭이 아닌 아이패드를 보게 되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에 6세대라는 게 나왔는데 보급형으로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는 것. 또한 앞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일단은 애플을 써봐야 한다며, 매장 직원은 단언했다.

 실제로 손에 쥐어본 애플 팬슬과 패드 역시 나쁘지 않았다. 굳이 단점이라면 본래 갤럭시 펜슬을 생각하고 갔던지라, 펜슬이 상대적으로 무겁게 느껴졌다. 참고로 6세대에 딸린 펜은 1세대로 둥근 형태의 모양으로 첫 그립감은 그렇게 달갑지 않았다. 그런데 또 2세대 펜 지원은 안된다고 했다.

 

 패드의 크기는 9.7인치로 작지도 크기도 않은 크기였다. 하지만 확실히 옆에 있는 프로와 비교하니 작게 느껴졌다. 베젤의 두께도 약간 거슬린다 느껴졌다. 뭐, 그래도 어쩌나. 프로의 눈 돌아가는 가격에 나는 아주 잠깐 3시간 정도를 고민 했다. 그리고 당시 행사 가격으로 애플펜슬까지 합쳐서 499,000원에 아이패드 6세대 32기가를 구매했다. (Wifi)

 

첫인상? 가장 당황했던 건 용량

 처음에 패드를 키고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바로 용량이었다. 그다지 많은 용량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서 32기가를 골랐는데, 이거 기본 어플에다 시스템 운영으로만 엄청난 용량을 잡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내 기억으론 뭐 별로 깐 것도 없는데 29기가는 족히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재, iOS 14까지 업그레이드되면서 획기적인 일이 벌어졌다. 기본 용량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물론 내가 어플을 정리한 것도 있고, 각 어플들도 기능을 재정비한 게 있겠지만, 그 밖에도 여러모로 놀라울 정도로 사용성이 좋아졌다. 덕분에 지금은 걱정 없이 마음껏 그림용 아이패드를 쓰게 되었다.

 

무겁지 않아 더 좋았던, 펜슬도 의외로 금새 익숙해진

 내가 애초에 갤탭을 고려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가벼운 사용성, 무게였다. 그에 비해 아이패드 6세대는 너무 무겁고 펜도 불편해보였다. 거기다 당시 내 아이폰은 금새 뜨거워지고 느려졌기에 패드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단지 내 폰이 후져서 그랬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이 9.7인치라는 크기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클러치에도 쏙 들어가 언제든지 들고 다닐 수 있었다. 무릎 위에 올려놓았을 때도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며, 펜슬 역시 지금은 그냥 연필마냥 쓰고있다. 손목이 아프거나 했던 기억도 없다. 그냥 막 쓰고 있지만 고장 난 적도, 심지어 펜촉도 마모되지 않았다. (참고로 이건 내가 펜에 그다지 힘을 주고 쓰지 않는 편이라서 그럴수도 있다. 펜촉은 여유분이 하나 더 동봉되어 있었는데 지금까지 그냥 두고 있다.)

 

 

 

케이스를 두꺼운 걸로 끼워서인지 본체가 더 얇게 느껴졌다

50만원짜리 어플 산다고 봐도 무방.. 렛츠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

 더불어 그림용 아이패드를 찾는다면 이 얘길 안할 수 없다. 바로 프로크리에이트. 이 어플은 가벼운 태블렛에 최적화되어 최상의 드로잉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이었다. 한화 12,000원 가격의 유료앱이지만 개인적으론 패드 자체가 이걸 쓰려고 샀다고 봐도 무방.. 앱등이들 사이에선 어도비 포토샵만큼 명성이 자자했다. 내가 앱등이가 된 계기 역시 이 앱 때문이었다.

 

 또한 프로트리에이트 역시 이번에 5X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브러쉬가 확충되었는데, 이게 정말 역대급이었다. 기존의 브러쉬들은 뭔가 그래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특히 미술용 브러쉬가 엄청 섬세하게 제공되면서 유저들로 하여금 대충 슥슥 그려도 희열을 느끼게끔 했다. 

 그 밖에도 procreate로 간단한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리는 과정 타임랩스가 고화질로도 제공되게 되었다. 사실 기존에는 약간 화면이 뿌애진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완전히 개선된 것 같았다.

 끝으로 나는 '스페이스그레이' 색상을 샀는데, 이유가 베젤이 검은 모델이 저것뿐이었어서였다. 아무래도 좀 더 화면이 넓은 느낌이 들려면 검은색이 낫다고 판단하여 스페이스 그레이를 선택했다. 애플 고유의 화~한 흰 느낌을 원한다면 스페이스 그레이는 예외. 펜이랑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실버와 후면을 비교하자면 좀 더 진한 회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후기를 마치며

 결론적으론 내 입장에선 이번에 iOS가 14로 업그레이드되면서 그나마 하나 있던 단점도 사라진 격. 드로잉 이외에는 딱히 쓰지 않아서 내가 못 알아차린 걸수도 있지만 단지 나처럼 그리는 용도로만 추천하자면 이게 정말 가성비 갑이다. 혹 애플펜슬 초보자로 경험해보기에도 좋다. 물론 2세대 호환이 안되기 때문에 그 점의 주의를 바란다.

Designed by JB FACTORY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