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없는 우리들] 해피엔딩의 학교폭력 영화 (왕따, 이지메, 일본, 여적여)

 제목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학교 폭력이 해피 엔딩이 될 수는 없다. 이 영화는 정말 끔찍한 학교 폭력(이지메, 왕따)으로 시작해,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난 영화이다. 

 

극중 왕따 주동자이자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사와지리 에리카'

 솔직히 이 영화가 현실이랑 가까운가? 라고 묻는다면, 애초에 이 영화 속 성격의 주인공들이 현실에서 왕따를 당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게다가 픽션이니 망정이지, 여기서 그려지는 학교 폭력은 그 정도가 학생들로부터 시작해 학교 선생님들까지 번진다. 학교 선생 하나가 학생인 주인공을 어떻게든 내쫓으려 하는데 여기서 주인공의 대처가 참, 성인군자가 따로 없다. 다만 이 부분에서 꽤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현실에서도 몇몇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학교 폭력에 동조하며(즐기며) 상황을 악화시키는데 한 몫을 해왔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

여적여 vs 여적여 vs 여적여

 

주인공 '쿠로카와 메이'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의 종류는 3가지이다. 동년배들 사이에서 느끼는 여적여, 여선생과 여제자 사이에서 생기는 여적여, 새엄마와 딸 사이의 여적여. 한가지만 겪어도 힘들 어린 나이에 이 3가지를 한 해에 동시다발로 겪으니.. 주인공이 맨날 헐레벌떡 자리에서 뛰쳐나갈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결말에 주인공은 성인군자의 미소를 지으며 해피엔딩을 이뤄나가는데.. 저 미소는 분명 모든 것을 포기한(?) 미소일 것이다.

 

1. 돌아가면서 왕따시키는.. 이게 친구냐?

 

 

 이걸 친구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여자들이라면 잘 알것이다. 누구 한 명을 어떻게든 그룹에서 까내려야만 속이 풀리는 아이들이 있다. 여기는 그런 친구들을 한 학급에 아주 잘 모아둔 것이라 보면 된다. 결국 과거, 본인 역시 가해자였던 주인공이 모두를 참교육시키는데 성공하지만.. 이게 영화니까 다들 떠먹여주는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지, 현실이라면 이 정도 배신에? 웬만해선 몇몇의 피해망상으로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2. 여 선생의 주작질 참교육

 

손이 민첩하신 우리 여 선생님께선 도적질도 모자라 주작질까지 시전

 몇몇 고귀하신 선생님들께서 매일 아랫 것들만 보다보니 눈에 뵈는 게 없어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게 딱 그 짝이다. 결국 이건 학급 전체가 담합하여 여 선생을 참교육 시킨다. 그런데 이걸 또 주인공이 용서하며 아름답게 포장시키는데... 속이 시원하긴 하지만 내가 만약 저런 일을 겪었다? 여 선생보다는 주인공 정신 상태가 염려된다.

 

3. 새엄마와의 미묘한 기류? ㄴㄴ 서로 싫어하는거

 

 

 새엄마는 겉으로 보기엔 참 상냥하신 분이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 먹지 못했을 뿐이었던 도시락이 바로 다음날부터 없어진다? 그러고 도시락통까지 새로 산걸 보여가며 말을 주저하는 딸을 두고 남편왔다고 자리를 피한다? 아무리 선생한테 뭔 소리를 들었던지 결국 아빠한테서 딸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따귀를 맞게 한다? 상황이 재수없다고 치기엔 새엄마가 남편 앞에선 잘 하는것 같아보여도 딸에게 스스로 어느 정도 선을 긋는게 보였다. 솔직히 서로 싫어하는거. 다만 어른이라서 티가 안나는 것 뿐이었다.

 

 


 결국 여자는 어리고 늙고를 따지지 않고 서로를 싫어한다는 것이 이 영화로 밝혀졌다. 물론 픽션이긴 한데 공감가는 부분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것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데다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군더더기없이 말끔한게 영화, '문제없는 우리들'의 특징이다. 준주연으로 '사와지리 에리카'의 데뷔작으로도 알려져있으며, 2004년에 나온 일본 영화이지만 지금까지도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분명 다소 억지에 진부한 전개가 눈에 띔에도 어쩐지 보고나면 뭔가 가슴 속에 답답했던 것들을 긁어준 게 있어 사랑을 받는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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