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의 고통이 어느 정도냐면..

 여자들이라면 생리통의 고통을 안다. 혹자는 "나는 생리통이 없는데?" 할 수 있는데 그 시기만 그럴뿐, 생리통은 한번 시작되는 순간부터 폐경기까지 평생 지속된다고 보면된다. 물론 간혹 어떤 컨디션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만약 평생 미미한 정도의 생리통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연구대상이 되어주셔야 할 것이다.

 

 문제는 여자라면 다 하는 거다 보니 우리는 어느샌가 이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 것인지 늘 잊고 살려고 노력한다. 상대적으로 무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면 된다. 하지만 몸이 조금이라도 안좋은 상태에서 직면한 생리통의 고통은 그 실체를 낱낱히 드러내게 되어있다.

 

 일단 피가 나는 이유 자체가 조직의 파괴에 있다. 손가락이 칼에 살짝만 베여도 그 고통이 꽤 짜릿하다. 그런데 자궁 전체가 찢기는 느낌을 여자들은 최소 3~5일, 72시간을 견뎌야하니 매달이 미션 임파서블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생리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몸에 열이 나서 온몸이 뜨겁다고 느낀다. 시작 전부터 몸이 붓는것은 말하기도 입 아프다. 몸이 무거워짐에 따라 뭘 해도 하고 싶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호르몬적으로는 훨씬 더 이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감정이 요동친다. 지나치게 괴로움, 슬픔을 느낀다 싶으면 생리 전 5일 정도임을 알 수 있다. 

 

 생리 기간동안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은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한다. 온몸이 긴장상태로 수축되어 밥도 잘 넘기기 힘들다. 입맛이 없고 위장들도 다같이 파업에 들어간다. 구토 느낌이 나는 것도 같은 이유. 또한 피부는 매달 겪는 주제에 자궁에 문제가 있다며 신호를 보내고자 얼굴 입과 턱 주변에 여드름이 올려버린다. 피부적인 문제가 아니라서 생리기간이 끝나면 바로 사라지지만 일단 이 기간 동안에는 이를 달고 살아야 한다. 좁쌀 여드름이 아닌 약간 통증이 있는 여드름이라 얼굴까지도 상당히 거슬림을 느끼곤 한다.

 

 생리통의 형태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 어떤 사람은 생리 초기에만 정말 아파 죽을 것 같이 아프고, 어떤 사람은 2~3일째부터 엄청 아프다. 주기라는 것도 말이 한달이지, 주기가 25일 정도라고만 쳐도 한달에 생리를 안하고 살 수 있는 날이 생리하는 날과 일수 차이가 크게 없다. 생리기간이란게 5~7일 가까이 되므로 생리전 증후군까지 합치면 거의 한달의 반은 이 굴레 속에 갇혀 산다. 주기가 짧을수록 평생을 피를 쏟는 고통 속에서 널뛰기를 하며 사는 것이다. 

 

어느 매체의 생리 관련 인터뷰 중 [동영상 캡처 겟베러]

 또한 생리 기간 동안 관리는 어떤가. 씻는 것에 일단 제약이 생기며 생리대는 3시간~5시간마다 갈아주어야 한다. 간혹 이걸 갈아주는게 귀찮아서 6~8시간 방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세균 번식에 아주 좋으니 습관을 바꿔주셔야 한다. 더불어 생리대의 접착 물질은 피와 뒤섞여 피부 변색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생리기간 동안 무리를 하면 몸에서 바로 신호가 온다. 바로 피가 모자르다는 신호이다. 피를 하도 쏟아대니 펌핑할 피가 부족하게 되어 뇌에 피가 안돌고 어지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일단 어지럼증이 시작되었다면 소고기를 들이붓는다 해도 쉽게 나아지지 않아서 여성들은 철분제를 먹어야주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압박이 가장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주기가 25일이라 쳐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어떤 달은 24일, 27일까지도 변동된다. 본래 예정일보다 빨리 하는 것도 당황스럽지만 늦게 하면 할수록 몸의 긴장감은 점점 더 가중된다. 그럼에도 정해진 스케쥴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리가 시작된날 외근을 나가야 하고, 중요한 미팅을 해내야 하는 등의 일들이 벌어진다.

 


 이처럼 사회생활에 있어서 항상 여자들은 패널티를 가지고만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피를 흘려야 하고 그 고통을 혼자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 사회생활이 여성들에게 문을 연지 얼마안된 대한민국에선 이를 아직도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해 생리휴가마저 없는 기업들이 허다하다. 거기다 남성들이 이해하는 여성의 성 역할 이해 수준이 낮아서인지 여성은 여성 나름대로, 남성은 남성 나름대로 서로를 혐오하고 있는 사회 풍조 역시 보이고 있다. 이러다보니 여성은 안되는 몸으로 결혼보단 직장, 사회생활을 하기를 희망하고 이래저래 더욱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언제쯤이면, 여자라도 남자와 같이 일하려면 어쩔 수 없다 라는 식의 생각이 바뀌어질까. 흔히들 주장하는 여자는 임신, 남자는 군대 이 논리가 정말 대치 가능한 속성인걸까. 내가 만약 여성으로써 평생 임신할 일 없이 생리를 안할 수 있다면 나는 군대를 선택할 것이다. 2년이든, 3년이든 설령 그것이 5년이라도 바짝 고생하고 그 평생의 고통에서 탈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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