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범인 추려보기

정말 리얼하다 못해 너무 리얼해서 민망한 드라마, 리턴. 대한민국 드라마계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사실적 묘사군짤없는 편집으로 내 최애 드라마로 급부상. 내용이 착하지 못한게 흠이라면 흠? 그래도 이토록 짧은 시간에 인물, 내용에 대한 복선, 묘사, 연출은 그간 모든 드라마의 귀감이 될 만하다. 거기에 연기자들의 실감 넘치는 연기는 두말할 것도 없고. 

어쨌든 현실 묘사를 넘어서 '리얼 범인 찾기'에 돌입한 이 드라마, 적당한 인물 소개와 함께 그 용의자들을 하나하나 따져보고자 한다.


※ 언제 어떻게 작가진&연출진에게 뒤통수 맞을지 모르니 웬만한 모든 인물을 용의선상에 넣어보았다.



1. 금나라 (정은채)



남편의 무죄를 밝히려고 애쓰는 주인공 치곤 옷을 너무 예쁘게 입는 우리 여주인공 금나라(정은채). 판타지적 미모로 많은 시청자로 하여금 이 드라마를 보게끔 만들었다. 잠시 잠깐 그녀가 범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지만, 감정선상 불가능.


만약 범인이라면 동기 : 남편의 내연녀.


하지만 이 사실을 안 때가 너무 늦다. 게다가 남편의 외도를 알아차리고 슬퍼하다 헛 꿈까지 꿀 정도로 그 상황이 상세하게 그려졌으며 이후 남편의 변호를 자처하기 때문에 남편의 죄를 물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설정은 말이 되질 않는다.



2. 오태석 (신성록)



가장 용의주도한 인물, 과거에도 꾀를 부려 깜빵행을 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만큼 용의주도하기 때문에 이처럼 부실한 범죄는 오히려 불가능하다. 


동기 : 뭔가 과거 염미정에게 약점 잡힌 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인호에겐 왠지 모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앞서 말했듯, 그의 친구들 모두에게 악감정이 있지 않는 한, 이렇게 대규모로 어설픈 범행을 저지를 인물이 아니다. 게다가 이런 일로 잃을 게 가장 많은 인물. 그가 일을 벌였다면, 아마 염미정은 오히려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다만, 애초에 강인호에게 감정이 있어 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한 과정에 착오가 생긴거라면 얘기는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3. 김학범 (봉태규)



가장 시끄러운 인물. 여기 있는 용의자들 중 가장 잃을 게 없어 가장 미심쩍다. 항상 친구에게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소리지르며 친구들의 범행을 자초. 상당히 충동적이며 앞뒤 구분이 없고 생각도 없다. 하지만 그 와중 딱 하나 믿는 구석이 자신의 친구들. 만약 이 인간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점점 다같이 점입가경이 되는 게 애초에 예정된 일이었을 것이다.


동기 : 그냥 성격. 범죄의 일상화.


하지만 너무 범인 같이 그려지는 인물은 시청자 입장에서 되려 용의자 선 상에서 제외하기 마련. 그런데 이를 역이용해 그저 그런 범인이라면 김학범이 답이다. 다만, 동기가 불충분.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인물이다.



4. 서준희 (윤종훈)



범블비를 타고 다니는 유아적 성향에 유리 멘탈의 최고봉. 배경만 보면 유력한 잠재적 사이코패스이지만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리턴 친구들 중 가장 착하다. 다만 약에 찌들어 자학, 가학적 성향이 자주 나타나는 인물. 그런데 그는 어째서인지 강인호가 범인이 아니라는데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게 자신이 범인이라는 복선인건지 단순히 사람을 잘 믿어서인지는 모르겠다. 약 때문에 염미정을 위협한 적이 있다.


동기 : 약 공급책이었던 염미정이 약 공급을 중단. 


만약 그가 범인이어서 사태 수습이 무서워 친구들을 끌어들인거라면? 말이 된다. 하지만 약 공급이 되지 않아 극도로 괴로워하던 그가 그의 손으로 그녀를 죽인거라면 앞으로는 대체 어쩔 작정이었던건지? 만약 범인이라면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모든 가정도 진심으로 친구들에게 경찰에 사실을 말하길 부탁하며 진범을 잡자는 그의 진정성에 무너졌다.



5. 강인호 (박기웅)



'각시탈' 때 이미지 때문인가.. (또 드라마 '몬스터'에서도.) 유달리 잡혀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박기웅. 쨌든 드라마에서 보이듯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이다. 지금으로썬 그가 죽였다고 해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 역시 깔끔, 철두철미한 '이중인격'이라 이처럼 부실한 범죄는 어쩐지 석연치 않다. 아마 염미정을 그가 죽였을 경우,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를 것을 본인 스스로도 알았을 것이다.


동기 : 가정을 위협하는 내연녀. 헤어지려고 마음 먹었으나 결국 잘 되지 않음. 


지키려는 것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살해 동기로는 가장 유력하다. 다만, 증거가 너무 없다.  



6. 염미정 (한은정)



적은 가능성이지만 자살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김학범의 차 트렁크에 들어갔다곤 생각되진 않는다. 분명 누군가가 손을 쓴 것. 그 누군가라면 분명 저 친구 넷에 악감정이 있는 누군가일 것이다. (그 넷 중일수도 있고. 혹 그 밖의 인물.) 아마 과거 사건이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동기 : 결국 버려진 자신의 처지 비관.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엔 마지막 강인호의 태도가 영 못 미덥다. 만약 한강에 그대로 버려두고 간거라면 그런 감정선이 이해가 될텐데 따뜻한 집에 데려다 주는(?) 그의 선의를 보고 "나 죽을래!"하는 모냥은 좀. 분명 뭔가 더 있다.



7. 그 밖에..



이 사건의 실마리가 될 사건은 아마 '9년 전'에 있었던 사건인 것 같다. 그리고 극중 독고영은 그 사건으로 인해 뭔가를 잃은 듯 보인다. 그 당시의 사건과 연관지어 선악의 대립, 인과응보의 구도로 내용이 전개될거라 예측한다. 아마 형사로써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도 될듯.



8. 끝으로..


리턴은 극중 TV 법정쇼의 제목이다. 우린 그 법정쇼의 소재가 된 사건을 드라마로 보고 있는 것이고. 법정쇼에 나올 정도의 사건이라면 상당히 드라마틱했단 얘기? (그래서 드라마인가.) 쨌든 소재도, 내용 구성도, 연출도 삼박자가 너무나도 마음에드는 리턴. 총 32회 구성이며 3월 8일까지 수목 밤10시, SBS에서 방영된다. 현재는 10회까지 3/1 정도 진행된 상태. 


단편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한회한회 꾸려가는게 법정쇼니 아직 이른 이야기지만 리턴 시즌2를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팬으로써 벌써부터 살짝 밑밥을 깔아본다.


Designed by JB FACTORY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