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1,2] 원작을 가장 잘 표현한 일본영화

기생수 파트 1, 2

寄生獣 PART2 , Parasyte: Part 1, 2 (2015)

일본 영화를 자주 보는 저로써는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 중 '진격의 거인'과 같이 실망감을 준 작품도 있는 반면, 기생수는 처음엔 좀 반신반의했으나 영화 역시 참 잘만들었다 싶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이 원작에 비해 지나치게 잘생겼다는거 빼면 원작의 분위기는 물론 감독이 주고 싶은 메시지 역시 잘 녹아내었습니다.


영상미며 어찌보면 잔인한 매력은 훨씬 더 배가가 되었습니다. 원작이 귀여운(!) 수준이었다면 영화는 이것을 매우매우 징그럽게 표현합니다. 만화가의 절제되었던 상상력을 현실 그대로 재현해내는 기술이 발현된 것입니다. 


내용을 크게 건들이지 않았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듭니다. '데스노트'며 '진격의 거인' 모두 완전히 다른 내용과 상상력으로 관객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면 이 작품은 본 작품의 내용만으로도 10년이 훨씬 지난 우리들의 뇌를 자극할만한했을 명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영화답게. 액션이나 전투씬은 더욱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당연한 말인가요? 그럼에도 영화가 원작이어도 좋았겠다 싶을 정도의 3D 전투씬들은 기대 외의 볼거리였었습니다. 다만 3D로 표현된 '미기'(오른쪽이)는 처음엔 '불편한 골짜기'마냥 좀 흠칫했으나 계속 보다보니 우리가 알던 미기로 똑같이 귀여웠습니다. 개인적으론 애니메이션의 미기 목소리가 더 좋았던.

배우들의 싱크로율은 8~90% 이상 만족이었습니다. 특히 몇몇 기생수들은 정말 만화에서 튀어나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 그리고 몇몇 익숙한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들도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과장된 연기가 주류인 현 일본 영화를 보다가 이를 보니 상당히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일본영화 장르들은 굉장히 극과 극의 분위기를 달리는(엄청 과장되거나, 엄청 졸리거나) 것이 많은데 한편, 이런 스릴러, 공포물은 역시 가히 세계 최고인 듯 합니다.


그리고 차가우면서도 일본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 또한 놓치지 않은 점 또한 좋았습니다. 사실 교훈적이거나 감동적인 분위기는 어떤 일본 작품에서도 빠지지 않죠. 

하지만 이것을 능숙하게 전환시키며 표현하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한데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보는데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각각의 분기들이 한편의 영화로 잘 녹아들었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는 갈등 구조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명작에 손을 대려는 감독의 고민스러운 흔적들이 가지각색의 방식으로 눈에 띄였습니다. 다채로운 카메라 무빙이나 전환 표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네요. 충분히 2편으로 나뉠만.. 아마 감독도 이 작품의 팬이었겠죠? 저도 정말 지금까지도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말 역시 과거의 저에게 적지 않은 희열을 주었던 결말이었는데 그 역시 그대로 옮겨온 것은 일종의 '경의'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알면서도 소름이 끼치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죠. 말그대로 팬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리메이크, 혹 처음 기생수를 보시는 분들에겐 전에 없던 괴이한 매력을 선사한 작품이었을 것 같네요. 


혹 아직도 보시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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